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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

TDS

2주만에 처음으로 토요초급정모를 나갔고,
다음날은 TDS.

원래 나갈 계획이 있었던건 아니었다.
도싸에서 신청을 하면 따로 할 필요없이 그냥 참석하면 된다는 말에 혹해서 참석하기로 결정.

신청할 당시에는 오전엔 비소식이 없었고,
아침 8시에 출발해서 20Km의 거리를 평속 30Km/h로 가야하는거니깐
9시면 넉넉히 골인지점에 도착할꺼고,
참석자들과 아침을 먹고 헤어지면 비 맞을 일이 없겠다 판단되어 신청.

전날 토요초급정모 나가서 엉덩이에 종기가 재발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비가 오면 종기를 핑게로 불참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왠지 비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고약을 붙이고 잠자리로.

아침 6시에 기상을 해보니 비오는 소리가 들린다.
일단 가족들 깨지 않게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서 담배하나를
물고 비가 얼마나 오는지 확인을 해봤다.

전문용어로 조낸 온다. -_-;;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비가 온다면 그냥 비 맞고 타겠지만
타기전부터 비를 맞고 시작을 해야 한다면 누구나 다 고민을 하게 된다.
춥고, 자전거 정비도 구찮고, 또 젖은 옷에 대한 찜찜함...

집에 다시 들어와서 대회관련 공지가 있나 컴을 켜볼까 했는데
그랬다간 6시반에 압구정역에서 만나기로 한 오케이와의 약속에 늦을 듯 싶어서
핸드폰을 쳐다봤더니 오케이한테 이미 전화가 와있었다.
전화해보니 나랑 같은 생각. ㅋㅋ

약속을 했으니 나갔다가 다시 전철로 복귀를 하자고 결정하고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집앞까지 나가서 다행이 택시를 잡아 타고 압구정역에 도착.

압구정역에 갔더니 인클릭에게 전화가 왔었고,
전화해보니 다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고민하는 흔적이 뚜렷했다. ㅋㅋ
일부분들은 라이딩 포기했고, 일부분들은 차타고 가서 출발하는 것만 보신다 하고,
일부는 비가 오건 말건 참석한다고...

새벽시간의 지하철엔 사람도 없었고,
오케이와 함께 지하철에 탔더니 도싸분 한분이 더 계셔서 셋이서 노가리 풀며
경복궁역으로 가는데 지하철 운행하시는 분께서 MTB매니아시라
함께 얘기하면서 즐겁게 경복궁역까지는 도착.

역에 나와서 집에서 준비해온 1회용 우비를 꺼내입고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갔더니 이미 선수들은 워밍업을 위해 평로라위에서 라이딩중이었고,
선수도 아닌 동호인이 이 빗속에 간게 뻘쭘하기까지...-_-;;;

곧 아는 분들이 속속 도착했고,
원래 지하철을 타고 복귀를 하려던 마음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양래에게 얻은 1회용비닐장갑을 안에 착용하고 그 위에 장갑을 끼고 있는 모습을 발견. -_-;;
(역시 경험 많은 선수답게 미리 1회용비닐장갑을 몇개 챙겨온 모습에 놀랐다)

어차피 비도 쏟아지고 놀러(?)나온거니깐 낙차없이 무사히 집에만 가자.. 라는 목표를 세우고 출발했다.

세종문화회관 사거리를 지나서 마포대교쪽으로 우회전하자마나 앞에서 쏘기 시작하는데,
이건 비 때문에 속도계도 안달고 나왔으니 지금 속도가 얼만지도 모르겠고..
나중에 얘기들어보면 50Km/h는 넘게 달렸다곤 하는데 솔직히 쏟아지는 비 때문인지,
아니면 약간(?) 긴장이 된 탓인지 전혀 속도감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여기저기서 넘어지는 사람들 나오고 사방이 자전거에 쌓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옷 때문에 제대로 뒷쪽을 볼 수 없으니 답답하기도 했고 불안하기도 했다.
마포대교에서 강북강변도로로 진입하는 램프에서는 여기저기서 소리치며 속도를 줄여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고, 램프를 올라가는데 강북강변의 오른쪽 도로에 쭉~~~~~~~ 늘어선
자동차와 왼쪽으로 뻥~~~~~~~ 뚫린 강북강변을 보면서는 솔직히 신이 났다.

램프를 내려와서 강북강변으로 진입하는 곳에서 인수님께서 바퀴가 홈에 걸려 낙차하시는거 보면서
괜찮으시냐 여쭤보곤 바로 강북강변을 달리기 시작.

처음에 몇몇 사람들을 추월하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비 때문에 그룹도 이루지 못하고
혼자서 바람 다 맞으면서 달리게 되었다.
분명 앞에 아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 사람들 다 사라지고 안보이고,
또 일부는 추월해서 내 뒤에 있고...

전방 100여미터 앞에 그룹이 하나 있고, 뒷쪽은 쳐다도 안보고 묵묵히 달린다.
그 앞 그룹에 붙여보고자 열라 패달질을 하지만 좀 붙었다 싶으면 또 멀어지고
붙었다 싶으면 또 멀어지는 연속. -ㅅ-

차 하나 없는 강북강변에 길이 꽤 좋을꺼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는 노면상태는 별루.
빗물이 고여서 물도 꽤 많았다.

아침을 안먹고 6시에 일어나서 8시에 라이딩 시작.
20Km라는 짧은 거리지만 그룹이 이루어진거도 아니고 평속 30Km를 넘겨야 한다는 부담이 됐다.

슬슬 지쳐가나보다 할때쯤 뒤에서 한 분이 치고 나온다.
아마 내 뒤에서 피를 빠신듯. ㅋㅋ
비 때문에 바짝 붙을 수는 없지만 나도 그 분 피를 빨기 시작한다.

그렇게 둘이서 말도 안되는 로테이션(?)을 하다보니 저 멀리 경찰이 보이고
진행요원이 길안내를 해준다.
이제 끝.

강북강변에 들어선 이후 물도 안먹고 오로지 드롭바만 잡고 계속 되었던 고독한(?) 라이딩이 끝났다.
도착해서 신난 기분에 다들 떠들고 있었고,
곧 mbc에서 나와서 양래 인터뷰 따가고 사진도 찍고 골인하는 모습을 재현해서 찍기도 했지만
방영은 양래 인터뷰중 한마디만...ㅋㅋ
(재현을 위해 비옷도 벗었구만...)





동아일보 기자가 우리 사진 찍는다 해서 자전거 들고 저 쑈도 했다. ㅎㅎ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채 안된 시간.
샤워하면서 가볍게 캔맥주 한캔을 하면서 그 빗속에 라이딩한거라든가,
강북강변을 달린 기분이 꽤 좋았다.

그렇지만 누구 말대로 다시 하라면.. 글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