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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환상의 막걸리

남해에 다녀왔다.

이번에 남해에 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환상의 막걸리' 때문.


이거 무슨 미스터 초밥왕에나 나올법한 말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05년 10월초에 남해에서의 세미나가 끝난 후에 우연히 발견한
양조장에서 사 먹은 막걸리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이 먹는 막걸리는 가짜 막걸리.
이런게 진짜 막걸리이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지척에 이런 멋진 막걸리를 두고
정체불명의 막걸리를 사먹는걸 보고 화가 나기도 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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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그냥 동네에서 사 먹는 썰렁하고 하얀 막걸리가 아니고
정말 곡물로 만든 느낌이 팍 드는 막걸리다.

색깔도 약간 미숫가루색이 나고, 냄새도 다르고 점도도 확실히 다르다.
또한 일반 막걸리는 흔들면 폭발-_-을 하는데, 이 넘은 흔들어도 그런 가스같은거 없다.
막거리를 먹었을때 배부른 느낌도 그냥 물을 먹어서 부른게 아니라
정말 곡기가 들어가서 배가 부른 느낌이 든다.

남해 남면(?)쯤에서 운영하시는 양조장에서 만드는 이 막걸리를 처음 먹어보고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가 집사람을 꼬드겨 결국 지난 일요일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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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가면 원료창고와 국실이 있다



아무래도 남해에서 노부부 두분이 운영하시는 양조장이다보니 최신식 시설도 아니고
(그런 시설이었으면 이런 맛이 안났을 것 같다)
보기에 따라선 지저분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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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바와 같다.
마지막 사진의 왼쪽 문으로 들어가면 이 노부부께서 사시는 집이 나온다.

이처럼 일반 공장과는 다르게 재래식으로 운영되는 듯 싶고,
05년에 갔을때나, 이번에 갔을때나 모두 일요일에 갔었는데
당일날 아침에 내린 막걸리를 사올 수 있었다.

당일날 내린 막걸리는 2일정도는 시원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면서 먹으면
더욱 맛이 좋고, 냉장고에서 보관할 경우 최대 10일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 남해사람들이 이 좋은 막걸리 대신에 소주를 즐긴다는 안주인의 말씀에 안타까움도
느껴지기도 하고, 일부러 서울에서 막걸리 사러 남해까지 간 사람도 있는데...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눈앞의 멋진 막걸리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한심하기도 하다.

오히려 타지사람들이나 남해에 살다가 타지로 간 사람들이 전화로 주문해서 막걸리를
사가지고 간다고 하니 막걸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쯤은 드셔보길 권한다.

양조장의 전화번호는 055-862-2277.
900cc 한병이 7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이다.

난 이번에 간 김에 20병을 샀고, 전화번호를 알았으니 앞으로 주문해서 즐기기로 했다.

약주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선물도 될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