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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식당칸

구미로 출장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구미로 갈때는 고속버스 첫차를 이용해서 구미에 도착을 했고,
구미에서 땀 뻘뻘 흘리며 업무를 마치고 녹초가 된 상태로 다시 서울로 와야 할 상황.

버스를 타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집에 가서 차를 갖고 다시 회사를 오면 편하다.
그렇지만 약 3시간이상의 시간을 버스안에서 답답하게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졌다.

그래서 돌아올때만이라도 움직임이 자유로운 기차를 이용하고자 구미역으로 갔다.
마침 서울가는 새마을호가 있길래 잽싸게 표를 사서 무사히 기차에 올랐다.
KTX와 새마을호와는 약 40분의 시간차이가 있지만 좁고 답답한 KTX보다는
넓은 의자와 널널한 새마을호가 더 편할듯 했다.

11시28분차를 타고 자리에 앉으니 잠도 안온다.
서울 도착은 2시40분정도니 점심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

T3를 꺼내 소설책을 보다가 땀을 흘리고 제대로 씻지도 못한 사실이 생각났고,
간단히 손이라도 씻으면서 배가 고파졌다.

식당칸으로 갔다.

예전에 미국여행을 하면서 시애틀에서 LA까지 약 30여시간의 기차를 타면서 왜 그리도 궁상맞았던지....
하루 세끼의 식사를 모두 햄버거나 샌드위치로 때웠었다.
지금같으면 안그랬겠지만... 그땐 왜 그랬을까....

하여간 식당칸으로 갔다.
예전 영화를 보면 기차여행을 하면서 식당칸에서 느긋하게 식사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었나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으로 식당칸에서 밥을 먹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도시락이지만 혼자서 바깥 풍경을 보며 흘린 땀을 보충-_-할 맥주도 한병을 했다.
여행이 아니고 업무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이었지만 혼자서 온갖 상상을 하며
맛있진 않았지만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LA까지 30여시간의 기차를 타고 얻은 결론과 오늘도 다시 느낀 결론은...

기차여행의 낭만은 딱 세시간까지만.